뉴스

파주에 깃든 생명들 날 좀 봐요, 봐요! (41) 벌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입력 : 2017-10-25 14:05:00
수정 : 0000-00-00 00:00:00

벌에 대한 오해와 진실

    

 

                                                                                       ▲말벌(20170826 동문리)

벌써 찬바람이 분다. 곤충들도 개구리와 뱀도 이제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를 할 때가 됐다. 올 여름 난 말벌과 전쟁(?)을 벌였다. 총 세 번에 걸쳐 다섯 마리의 말벌에 쏘였고 그중 한번은 세 마리한테 동시 공격을 받았다.

우리 집은 내 나이보다도 오래된 집을 외형만 현대식으로 개조한 것인데 처마 안팎으로 각종 벌들이 집을 짓는다. 말벌들이 가장 많이 집을 짓는다. 작년까지는 해마다 좀말벌 여왕 여럿이 홀로 집을 짓다가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성공한 한 마리의 여왕벌이 중규모의 왕국을 건설했다. 올해 내 눈에 띈 것이 뒤뜰 처마 밑으로 드나들고 있는 꼬마장수말벌. 나들문 바로 아래 처마 밑으로 말벌이 집을 짓고 연신 드나들었다. 한밤중에 집에 들어오다 얼굴이나 다리에 떨어진 녀석을 잘못 건드려 두 번 쏘였고, 또 한번은 키가 아주 큰 동네 오라버니가 현관문을 연 채로 오래 말하는 바람에 세 마리 벌이 동시공격하여 애먼 내가 쏘였다.

 

벌에 대한 이중적 생각

사실 사람들은 벌에 대한 이중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하나는 꽃가루받이를 하며 화분매개를 하여 과일이 열리게 하고 꿀도 주는 고마운 곤충. 반대로 침으로 사람을 쏘는 무서운 곤충. 이 벌침에 대해서 공포가 과장되어 있지만, 의외로 일부 벌이 갖고 있는 위험성을 지나치게 간과하고 있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벌들은 건드리지 않으면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그러나 벌집에 너무 가까이가면 경비를 서는 벌들이 선제공격을 하기도 한다. 벌초하는 계절 벌에 쏘이는 사고가 많이 생기는 것은 땅속에 집을 짓는 말벌종류들의 집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우리 동네분들은 벌초를 하기 전에 먼저 산소들을 둘러보고 벌집부터 찾는다. 벌집 주변은 풀을 깍지 않고 그냥 놔둔다.

 

꿀벌보다 크고 뚱뚱한 말벌 독은 반드시 병원가야

가족들이 야외에 나갔다가 벌이 나타날 경우, 내 몸에 붙어도 그냥 두면 되는데 지나친 공포 때문에 벌을 쫓기 위해 옷이나 팔을 휘두르다가 애먼 사람이 벌에 쏘이기도 한다.

그런데 벌에 쏘이면 어떻게 될까? 꿀벌종류에 쏘였을 때는 그냥 2-3일 아프면 된다. 몸에 좋다고 일부러 벌침 맞기도 하니까. 바다리로 불리는 쌍살벌 종류에 쏘여도 괜찮다.

그런데 장수말벌, 말벌, 좀말벌 등 말벌종류에 쏘일 경우 문제가 다르다. 말벌의 독은 다른 벌들의 독과 달라서 일부 말벌독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하기도 한다. 따라서 말벌종류에 쏘이면 반드시 빨리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말벌과 다른 벌들을 구분하지 못하겠다고? 그냥 꿀벌보다 크고 뚱뚱한 벌에 쏘이면 병원으로 가면 된다.

벌집을 잘못 건드려 여러 마리 벌의 공격을 받을 때 움직이지 말고 엎드리라는 속설이 있다. 대단히 잘못된 위험한 상식이다. 반대로 빨리 벌집에서 반경 30미터 밖으로 도망치는 것이 안전하다.

 

                                                                                  ▲나를 쏜 말벌들

 

우리나라에는 벌이 3천종 넘어

지금 시기 야외에 나가면 길에 혼자 있는 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농촌이라면 집안으로 큰 벌이 한 마리씩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찬바람이 부는 계절 일벌인 딸들과 혼인비행을 마친 수벌들도 모두 한생을 마감하고, 여왕이나 공주님이 혼자 겨울 날 곳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Hymenoptera)은 곤충 중에서 딱정벌레목, 나비목 다음으로 많은 종류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 이름이 붙은 종만 3천종이 넘는다. 개미도 벌목에 속한다. 그중 화분매개곤충은 꿀벌과 일부에만 해당된다. 말벌종류들은 육식을 하고, 더 많은 종류는 주로 나비목 곤충의 몸속에 알을 낮아 키우는 기생벌이나 식물 잎을 왕성하게 먹어치우는 잎벌종류들이 훨씬 많다. 꽃에서 흡밀을 하고 있는 상당수의 벌들은 벌이 아니라 파리의 일부인 꽃등에 종류가 훨씬 많다. 벌은 익충이고 파리는 해충이라는 사람의 생각은 틀린 것이다.

한편, 올 여름 말벌에 도합 다섯 번이나 쏘인 난 어떻게 했을까? 얼굴이나 팔이 퉁퉁 부어 2-3일 집에서 두문불출할 정도에서 그쳤다. 대체로 말벌에 쏘였을 때 위험한 사람은 대개 호흡곤란 중세가 바로 나타난다. 난 한밤중에 쏘였기에 그냥 있었는데 괜찮았다. 다행이다. 그런데 이번 추석연휴에 보도된 왜래 붉은불개미정말 그렇게 위험할까? 사실 그 개미의 독성은 과장됐다. 정작 위험할 수 있는 것은 붉은불개미의 독성이 아니라 왜래종이 유입됐을 때 생태계에 미칠 영향이다.

2017. 10. 16 파주에서

 

 

 

#74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